장발장 이야기

jean_valjean장발장 (Jean Valjean)

1. 장발장을 기억하시나요?

어렸을 때 읽으셨던 소설 가운데 19세기 프랑스 작가 빅톨 유고(Victor Hugo)가 쓴 불후의 명작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을 기억하십니까? 이 작품을 영화로 본 분들은 누구나 첫 장면이 생생하게 뇌리에 새겨져 있을 겁니다.

장발장이 배고파서 빵 한 조각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에서 중노동을 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났을 때는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을 때였습니다. 장발장은 하루 밤을 지내려고 이 집 저 집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모두 거절당한 후 이제 나이 많은 신부님의 집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놀랍게도 이 노신부는 문을 열자마자 장발장에게 무조건 들어오라고 권합니다. 장발장은 자신이 전과자라고 밝혔지만, 신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반겨 맞아들이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잠자리를 제공합니다.

장발장은 감옥에서 인간쓰레기로 멸시와 천대를 받다가 19년 만에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폭신한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되지만, 한 밤중에 감옥 간수에게 얻어맞는 악몽을 꾸고 소스라쳐서 잠을 깹니다. 이층에서 거실로 내려온 장발장은 찬장에 있는 은수저 세트를 보고 순간적으로 탐심이 들어 훔치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나온 신부에게 들킵니다. 오랜 감옥생활로 마음이 강팍해진 장발장은 본능적으로 신부의 머리를 쳐서 실신시킨 후 은수저 세트를 챙겨 도망갑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그의 용모를 보고 수상쩍게 여긴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고 장발장은 잡히고 맙니다. 장발장은 자신의 가방 속에서 나온 은수저 세트는 훔친 것이 아니고 신부님이 준 것이라고 거짓말 하지만 경찰은 그를 믿지 않고 신부님 집으로 끌고 옵니다. 경찰이 어이없다는 듯이 장발장이 한 거짓말을 신부님에게 전했을 때, 눈이 퍼렇게 멍든 신부님은 태연하게도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서 한술 더 떠서 “은촛대도 가져가라고 했는데 왜 두고 갔느냐”고 장발장을 꾸짖습니다. 그리고는 훔친 은수저 세트가 들어있는 장발장의 가방 속에 은촛대도 넣어주며 어서 늦기 전에 빨리 길을 떠나라고 장발장을 좇아 보냅니다.

2. 기독교와 다른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영국에서 열린 어느 학회에서 세계 주요 종교 학자들이 모여 기독교에만 있는 독특한 믿음이 무엇인지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기독교가 다른 모든 종교와 근원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기독교의 독특성은 “성육신”(incarnation)도 아니고 “부활”(resurrection)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오셨다는 주장과 예수님이 죽었다가 살아나셨다는 주장은 기독교에만 독특한 주장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기독교에만 독특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grace)입니다.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모두 의로운 삶과 선행의 삶으로 절대자의 인정을 받고 구원받는 길을 제시하지만, 기독교는 하나님이 “은혜로”—거저—주시는 구원의 길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자신의 노력이나 행위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고 하나님의 은혜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3.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

기독교의 하나님은 은혜의 하나님입니다. 이 은혜의 하나님은 마태복음 20장에 기록된 다음 포도원 품꾼의 비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늘나라는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어떤 포도원 주인과 같다. 그는 품삯을 하루에 한 데나리온으로 일꾼들과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원으로 보냈다. 그리고서 아홉 시쯤에 나가서 보니 사람들이 장터에 빈둥거리며 서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여러분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적당한 품삯을 주겠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일을 하러 떠났다. 주인이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 나가서 그렇게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고 물었다.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기를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저녁이 되니, 포도원 주인이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기를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품삯을 치르시오’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을 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은, 은근히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들은 받고 나서,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보시오, 나는 당신을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 눈에 거슬리오?’ 하였다.

선을 악으로 갚은 장발장을 끝까지 선대한 신부님의 은혜(grace)가 없었다면 장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늦은 시간에도 일거리를 주고 하루 일당을 주었던 포도원 주인의 은혜가 없었다면 오후 늦게까지 일자리가 없어 한숨짓던 일꾼들과 그 가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적은 자들, 낮은 자들, 처지는 자들을 선대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가난한 자, 병든 자, 갇힌 자, 고아와 과부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계속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4. 초대의 말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관심이 있으십니까? 가까운 교회에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경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신약의 4복음서를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정독하면서 예수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어떤 삶을 사셨는지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회에 다니지만 진정한 기쁨과 평강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계십니까? 먼저,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을 달라고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의지를 드려 주님을 가까이 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분주한 삶을 청산하시고, 정기적으로 출석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인간을 바라보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가까이 하시고,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영생을 얻고 성령 안에서 복된 삶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지역교회를 통하여 주님과 지속적으로 동행하시며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함으로 풍성한 삶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28)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마가복음 2:17)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돌로 치려는 유대인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요한복음 8:7)

너희가 그[= 하나님의]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에베소서 2:8)